Datalog와 Prolog는 논리 프로그래밍(Logic Programming)이라는 동일한 뿌리에서 파생되어 시각적으로 매우 유사한 문법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Datalog를 처음 접하게 되면 이미 익숙하고 범용적인 Prolog와의 실질적인 차이를 체감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동작 원리와 목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둘이 지향하는 방향은 완전히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겉보기에 비슷해 보이는 두 언어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비교하고, 최근 기호주의(Symbolic) AI 및 지식 그래프 영역에서 왜 범용적인 Prolog를 제쳐두고 Datalog가 더욱 각광받고 있는지 그 명확한 이유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너무 완벽해서 위험한 Prolog

Prolog는 1970년대에 등장한 논리 프로그래밍의 근간이 되는 언어입니다. 일반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들이 보통 “A를 수행하고, 그다음 B를 수행하라”와 같이 순차적인 절차를 지시한다면, Prolog는 “이것은 사실(Fact)이고, 저것은 규칙(Rule)이다”라고 선언하는 데 그칩니다. 그러면 추론 엔진이 자체적으로 연산을 반복하며 해답을 도출해 냅니다.

Prolog는 완전한 튜링 머신(Turing-complete)이기 때문에 구현자가 구상하는 거의 모든 형태의 논리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리스트와 같은 복잡한 자료구조를 자유롭게 다루며, 복잡한 재귀 알고리즘 또한 작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점은 대규모 지식을 다뤄야 할 때 역설적으로 큰 제약으로 작용합니다. Prolog는 위에서 아래로 한 길만 끝까지 파고드는 깊이 우선 탐색(DFS)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그러다 보니 구현자가 규칙의 순서를 조금만 잘못 작성해도 시스템이 영원히 답을 찾지 못하고 무한 루프에 빠지기 일쑤입니다. 데이터 패턴이 수억 건에 달하는 방대한 지식 그래프 환경에서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은 시스템의 치명적인 약점이 됩니다.

제약을 걸어 안전성을 확보한 Datalog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언어가 바로 Datalog입니다. Datalog는 직관적으로 표현하자면 ‘Light-weighted Prolog’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스트 연산이나 복잡한 함수와 같은 강력한 기능들을 과감히 배제했습니다. 완전한 튜링 머신이 아니기 때문에 범용적인 애플리케이션을 처음부터 끝까지 독립적으로 구현해 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강력한 기능들을 제외한 대신 Datalog는 매우 중요한 장점을 얻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종료의 보장(Termination) 입니다.

아무리 복잡한 질의(Query)를 수행하더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결론을 도출하고 시스템이 종료된다는 사실이 수학적으로 증명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작성자가 실수로 질의를 잘못 작성하더라도 서버 자원을 고갈시키는 무한 루프를 우려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구체적인 예시: 그래프에서 경로(Path) 찾기

이 차이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예시가 바로 방향 그래프(Directed Graph)에서 두 지점 간의 경로를 탐색하는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a -> b, b -> c, c -> a로 무한히 순환(Cycle)하는 그래프 구조가 존재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상태에서 ‘X에서 Y로 가는 경로가 존재하는가?’를 확인하는 규칙을 작성해 보겠습니다.

Prolog의 경우 (무한 루프 발생)

path(X, Y) :- edge(X, Y).
path(X, Y) :- path(X, Z), edge(Z, Y).

Prolog 무한루프 시뮬레이션

Prolog에서 위와 같은 ‘좌측 재귀(Left-recursion)’ 형태로 규칙을 작성하고 순환 그래프를 탐색시키면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Prolog는 위에서 아래로, 왼쪽부터 파고들기 때문에 끝없이 path(X, Z)를 재귀 호출하며 a -> b -> c -> a -> b... 순으로 영원히 연산을 반복하게 됩니다. 구현자가 이 함정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규칙의 순서를 수동으로 조작하거나, 이미 방문한 노드를 일일이 리스트에 기록해 두는 등 복잡한 예외 처리 코드를 추가해야만 합니다.

Datalog의 경우 (항상 안전하게 종료)

Datalog의 문법은 Prolog와 동일하므로 앞선 코드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path(X, Y) :- edge(X, Y).
path(X, Y) :- path(X, Z), edge(Z, Y).

Datalog의 고정점(Fixed-point) 종료 시뮬레이션

하지만 Datalog 엔진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위에서 아래로 무작정 파고드는 대신, 이미 확보한 edge라는 사실(Fact)들로부터 출발하여 도출할 수 있는 모든 path를 바닥에서부터 한 번에 조립해 나갑니다(상향식 평가, Bottom-up Evaluation).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추하다가 “더 이상 새로운 경로가 도출되지 않는” 순간(고정점, Fixed-point 도달) 시스템이 스스로 계산을 종료합니다.

순환 구조의 존재 여부나 질의의 작성 순서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단순히 논리만 선언해 두면 알아서 실행을 멈추고 답을 찾아주는” 특성이 바로 Datalog가 가진 진정한 가치입니다.

지식 기반 AI가 Datalog를 선택하는 이유

최근 다시 부상하고 있는 Symbolic AI 생태계, 특히 전문가 시스템이나 룰 베이스, 대규모 지식 그래프 상에서 추론을 수행해야 할 때 기술적 대안으로 Datalog가 자주 언급됩니다. 그 이유는 아주 직관적(Intuitive)입니다.

첫째, 대규모 데이터 처리 구조에 매우 적합합니다. 현대 AI가 다루는 지식은 수천, 수만 건 단위에 그치지 않습니다. 시스템 로그, 소셜 데이터, 웹 스크랩 데이터 등 수백억 건의 데이터를 다룹니다. Prolog는 이러한 방대한 데이터를 연산하기엔 구조적인 성능 한계가 명확합니다. 반면 Datalog는 태생부터 대용량 데이터베이스와의 결합을 목적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기본 사실들을 기반으로 차곡차곡 상위 논리를 유추해 내는 상향식 평가를 사용하여 대규모 데이터 셋에서의 복잡한 재귀 조인(Recursive Join)을 훨씬 더 효율적으로 처리합니다.

둘째, 구현자가 철저하게 ‘무엇(What)’을 도출할지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규칙이 수천 개로 늘어나면 사람이 이를 일일이 제어하며 무한 루프를 피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Datalog 환경에서는 탐색의 순서나 실행 방법과 같은 ‘어떻게(How)’에 대한 부분을 엔진 내부의 질의 플래너(Query Planner)가 독자적으로 최적화합니다. 구현자는 데이터 간의 논리적 규칙만 선언형 텍스트로 명시해 두면 충분합니다.

마무리

Prolog가 인간의 완벽한 논리 추론 프로세스를 코드로 이식하고자 했던 이상적인 도구였다면, Datalog는 현실의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시스템 다운 없이 빠르고 정확하게 지식을 추출해 내기 위해 다양한 안전장치를 더한 실용적인 도구라 할 수 있습니다.

딥러닝이나 거대 언어 모델과 같은 통계적 방법론이 정답의 ‘확률’을 높이는 데 특화되어 있다면, 의료, 금융, 복잡한 접근 제어 모델링 등 100% 확실한 논리와 설명 가능성(Explainability)이 요구되는 영역에서는 제한적인 유연함을 대가로 완벽한 안정성을 취한 Datalog가 자신만의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