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발전 과정은 크게 기호주의(Symbolism)와 연결주의(Connectionism)라는 두 가지 흐름의 상호 보완적인 역사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이 둘은 각각 인간 지능의 ‘논리(Logic)’와 ‘직관(Intuition)’을 대변하며 각기 다른 영역에서 강점을 발휘해 왔습니다.
최근 AI 연구의 화두는 이 두 가지를 결합하는 뉴로 심볼릭 AI(Neuro-symbolic AI)로 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지능형 시스템을 위해서는 이들의 단순한 결합을 넘어, 확률(Probability)과 메타인지(Meta-Cognition)라는 새로운 차원의 통합이 필수적입니다.
1. 두 개의 축: 기호주의와 연결주의
기호주의 (Symbolic AI): 명확하지만 융통성 없는 논리
기호주의는 인간의 지식을 규칙과 기호로 정의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입니다. 수학적 증명이나 체스와 같이 규칙이 명확한 영역에서 강점을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 세계의 복잡성을 모두 기호로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 학습 능력 부재: 데이터로부터 스스로 배우지 못하고, 사람이 수동으로 지식을 주입해야 합니다.
- 유연성 부족 (Brittleness): 입력값이 정의된 규칙에서 조금만 벗어나거나 노이즈가 섞이면 시스템이 쉽게 무너집니다.
- 확장성의 한계: 대규모의 비정형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비효율적입니다.
연결주의 (Connectionism): 강력하지만 설명할 수 없는 직관
딥러닝으로 대표되는 연결주의는 인간의 뇌 신경망을 모방하여 데이터 속의 패턴을 학습합니다. 이미지 인식, 자연어 처리 등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이 강력한 성능 뒤에는 블랙박스(Black-box) 구조라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 블랙박스 구조: 결과가 도출된 내부 과정을 투명하게 들여다보기 어려워 신뢰성(Trustworthiness)을 완전하게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 데이터 의존성: 학습을 위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며, 데이터 효율성이 낮습니다.
- 외삽(Extrapolation)의 어려움: 주어진 데이터 내에서의 패턴 인식에는 탁월하지만, 훈련 데이터 분포를 벗어난 완전히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2. 상호 보완의 미학
이 두 접근 방식은 서로의 약점을 매우 효과적으로 보완해줍니다. 연결주의인 신경망은 복잡한 비정형 데이터(이미지, 소리 등)를 지각(Perception)하여 기호로 변환하는 데 탁월하며, 기호주의인 심볼릭 시스템은 이렇게 변환된 정보를 바탕으로 명시적인 추론(Reasoning)을 수행합니다. 즉, 직관적인 인식과 논리적인 사고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것입니다.
3. 완벽한 통합을 위한 열쇠: 확률과 메타인지
단순히 신경망과 로직을 붙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변화무쌍한 현실 세계에서 진정한 지능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개념이 추가로 요구됩니다.
A. 확률 (Probability): 불확실성 끌어안기
뉴로 심볼릭 AI의 이상적인 수식은 “신경망 + 논리 + 확률”입니다. 세상은 0과 1로 딱 떨어지는 논리만으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 불확실성 관리: 논리와 신경망의 결합에 ‘확률’이 더해질 때 비로소 불확실성(Uncertainty)을 다룰 수 있게 됩니다.
- 최적화의 기준: 확률 이론은 신경망 학습에 명확한 최적화 기준(Likelihood)을 제공하여, 노이즈가 섞인 데이터에서도 시스템이 강건하게(Robust) 작동하도록 돕습니다12.
B. 메타인지 (Meta-Cognition): 스스로를 생각하는 힘
2020년부터 2024년까지의 최근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미개척지’는 바로 메타인지(Meta-Cognition)입니다34. 메타인지는 단순히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인지 과정 자체를 모니터링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이를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메타인지적 지식 (Metacognitive Knowledge): 시스템이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능력입니다. 이는 자신의 학습 능력과 한계, 그리고 현재 보유한 지식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 메타인지적 조절 (Metacognitive Regulation): 인지 활동을 통제하는 실행 기능입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Planning), 진행 상황을 점검하며(Monitoring), 결과의 효율성을 평가하여 전략을 수정(Evaluating)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능력이 결여된 AI는 사전에 정의되지 않은 낯선 환경(Unseen Environment)에 놓였을 때 무력해집니다. 반면 메타인지를 갖춘 시스템은 현재의 전략이 유효하지 않음을 스스로 인지하고, 학습 목표를 수정하거나 새로운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즉, 외부의 개입 없이 스스로 생존 방식을 찾아가는 진정한 ‘자율성(Autonomy)’과 외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적응성(Adaptability)’은 시스템이 스스로를 객관화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해집니다5.
graph TD
Begin((Start)) --> S[Problem / New Environment]
S --> K["Metacognitive Knowledge<br/>(Self-Awareness)"]
K --> P["Planning<br/>(Set Goal & Strategy)"]
P --> A[Action / Execution]
A --> M["Monitoring<br/>(Self-Observation)"]
M --> E{"Evaluating<br/>(Is it working?)"}
E -- Yes --> Success[Goal Achieved]
Success --> Finish((End))
E -- No --> C["Control / Regulation<br/>(Adjust Strategy)"]
C --> P
마치며
기호주의의 엄밀한 논리와 연결주의의 유연한 직관,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확률과 메타인지의 결합은 차세대 AI가 나아가야 할 필연적인 방향입니다. 우리는 지금 단순히 똑똑한 기계를 넘어, 스스로의 한계를 인지하고 끊임없이 성장하는 진정한 ‘지능’의 탄생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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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 Raedt, L., et al. (2020). “From Statistical Relational AI to Neuro-Symbolic Artificial Intelligence”. ↩
-
Manhaeve, R., et al. (2018). “DeepProbLog: Neural Probabilistic Logic Programming”. ↩
-
Colelough, A., & Regli, W. C. (2024). “Neuro-Symbolic AI in 2024: A Systematic Review”. arXiv preprint arXiv:2405.10185. ↩
-
Hitzler, P., et al. (2022). “Neuro-symbolic artificial intelligence: The state of the art”. IOS Press. ↩
-
Cox, M. T. (2005). “Metacognition in computation: A selected research review”. Artificial Intellige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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